[기사 보러가기] 부산의 수출이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의 3대 악재 속에서도 빛났다. 19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수출을 견인한 건 자동차와 수산물, 일반기계 부품 등이다. 부산 최대의 수출제조업체이자 유일의 완성차 업체인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와 QM6 등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외 수출이 폭증했다. 2021년에 비해 2022년 수출 실적이 43%가 올랐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은 고스란히 자동차 부품 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져 자동차 부품 분야도 2021년에 비해 2022년 7.3%의 실적 호조를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을 내리면서 해외 수산품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부산에겐 호재가 됐다. 명태를 비롯해 오징어와 조개 등 지역 냉동창고를 경유하는 도매품 수출이 부쩍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큰 재미를 봤던 철강제품 분야는 0.9%가 하락하며 정점에서 내려오는 분위기다. 2022년 초까지 수출 물량이 폭증했던 철강제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솟구친 데다 포스코 홍수 피해로 지난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탓이 크다는 게 지역 상공계의 분석이다. 울산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분야의 호조세에 힘입어 수출 실적이 2021년보다 21.4% 증가했다. 수출액 902억 달러로 전국 3위의 수출도시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울산의 효자 수출 품목은 석유제품이다.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상승이 원인이다. 2021년에 비해 무려 81.5% 성장했다. 이 같은 부산과 울산의 수출 실적 호조에는 고환율도 한몫했다. 달러 가격이 올라가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경남은 지난해보다 11.7% 감소한 364달러를 기록해 수출 실적이 하락했다. 상공계에서는 경남의 핵심 산업인 조선의 영향으로 이를 분석하고 있지만, 큰 걱정은 않고 있다. 조선업은 선박 인도시점에 따라 수출 실적이 널뛰기하기 때문이다. 선박을 인도하면 수출 실적이 뛰지만, 오히려 업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건 연이어 수주 소식이 전해지는 요즘이다.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는 3~4년 후에는 다시 수출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을 비롯해 동남권이 선전하면서 2022년 동남권의 전체 수출 비중은 1428억 달러, 20.9%를 차지하며 ‘한국 제1의 수출기지’ 타이틀을 다시 차지했다. 그간 반도체 산업이 활황을 보이며 약진했던 경기도는 반도체가 거듭된 경기 침체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심화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위를 달리던 경기도는 반도체 약화로 국내 수출 비중이 1.4% 하락한 20.0%로 처졌다. 무역업계는 수출 호조에 따라 동남권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권도겸 본부장은 “이 같은 추세를 따라 동남권의 제조수출기업이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다면 동남아 국가의 산업 전환에 필요한 노하우를 팔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